토픽 브리핑 | ‘UX의 진화’ VS. ‘마구잡이 잡종교배’ … 운영체제 통합의 두 얼굴

토픽 브리핑 | ‘UX의 진화’ vs. ‘마구잡이 잡종교배’ … 운영체제 통합의 두 얼굴

박상훈 기자 | ITWorld
‘윈도우 프랑켄슈타인’(Windows Frankenstein). 키보드와 마우스에 최적화된 기존 윈도우와 터치에 더 적합한 새로운 윈도우를 하나의 운영체제에 합쳐 놓은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 8을 조롱하며 한 PC 사용자가 붙인 이름이다. 실제로 지난 2012년 말에 나온 윈도우 8은 기존 PC 사용자들에게는 너무 낯설었고, 태블릿 같은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하기에는 앱 지원이 너무 빈약했다. 결과는 현재 윈도우 버전별 시장 점유율이 말해준다. 가장 인기 있는 버전은 5년 전에 나온 윈도우 7이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모바일 버전과 PC 버전을 별도로 내놓는 것이 더 현명했다고 지적한다. 두 개의 이질적인 (운영체제가 될 수도 있었던) 인터페이스를 하나로 통합한 것이 화를 자초했다는 것이다. 윈도우 8의 실패는 마이크로소프트엔 명백한 재앙이었지만, 동시에 이러한 무리수를 둘 만큼 운영체제 부분에 ‘통합’이라는 시급한 과제가 던져져 있음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모바일 기기의 대중화와 다양한 기기를 걸친 일관된 사용자 경험(UX)에 대한 요구, 그리고 주요 IT 업체의 생존전략이 맞물리면서 운영체제의 경계를 허무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에 윈도우 8은 PC 시장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모바일 시장으로 확장하기 위한 회심의 카드였다. PC를 부팅했을 때 기존의 익숙한 데스크톱 화면 대신 터치 중심의 낯선 메트로 시작화면이 먼저 등장하는 것도, 기존의 윈도우 사용자를 윈도우 기반의 모바일 경험으로 단기간에 이동시키기 위한 노림수였다. 윈도우 폰과 윈도우 모바일 운영체제가 실패하면서 모바일 운영체제의 주도권이 안드로이드와 iOS로 넘어간 상황에서 빨리 따라잡아야 한다는 조급함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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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윈도우 8마저 실패하면서 결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사용자도, 시장도 잃고 말았다. 과거 윈도우 생태계 내에서 강력한 파트너십을 자랑하던 칩 업체인 인텔과 여러 PC 제조사들이 윈도우와 안드로이드 듀얼 부팅을 지원하는 이른바 ‘윈드로이드’ 기술과 제품을 잇달아 내놓는 것도 더는 윈도우에만 기댈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사실 소비자 PC 시장이 지난해 사상 최대치인 15%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기 때문에 여유도 없는 상황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더 궁색한 처지에 몰리고 있다.

운영체제 통합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는 또다른 업체는 바로 애플이다. 애플은 OS X 라이온에서 맥 앱 스토어(Mac App Store), 샌드박스 앱, OS X 마운틴 라이온에서 확장된 아이클라우드와 아이메시지, 그리고 최신 OS X 매버릭에서는 지도와 아이북스, 페이스타임를 추가하는 등 지난 몇 년간 맥 OS X과 iOS를 단계적으로 통합하고 있다. 애플은 기존 OS X 인터페이스를 크게 건드리지 않으면서 iOS에서 사용하던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추가하고 있어 ‘마이크로소프트보다 영악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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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애플에도 운영체제 통합은 쉽지 않은 작업이다. 지난해 애플은 아이웍스(iWorks) 신버전을 내놨는데 기존 버전보다 오히려 기능이 줄어 맥 파워유저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이 ‘이해할 수 없는 업그레이드’의 이유로 iOS와 OS X 간의 호환을 꼽는다. 두 운영체제 간 기능을 조정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기능이 풍부한 PC 쪽에서 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아이웍스 소동은 아이웍스 무료화라는 깜짝 발표로 누그러들었지만 동시에 OS X과 iOS 통합에 대한 애플의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줬다.

잃을 것이 없으면 더 과감할 수 있다. 유명 리눅스 배포판인 우분투(Ubuntu)의 개발사 캐노니컬은 ‘우분투 엣지'(Ubuntu Edge)라는 스마트폰으로 새로운 운영체제 통합 방식을 제안했다. 이 휴대폰은 이동 중에는 스마트폰으로 사용하고 집이나 사무실에서는 모니터와 키보드와 연결해 PC로 쓸 수 있다. PC 운영체제는 우분투 리눅스와 안드로이드 듀얼 부팅을 지원한다. 비약적으로 발전한 스마트폰의 CPU와 메모리를 이용한다는 아이디어인데, 제품 생산을 위한 자본금 마련에 실패해 미완의 프로젝트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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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방식의 운영체제 통합 움직임이 있지만 본질적으로 이 작업은 생각만큼 쉽지 않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8에 대한 비판을 의식해 윈도우 8 출시 1년만에 (역사상 최단기간 업데이트다) ‘윈도우 8.1’을 내놨지만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다. 빠르면 내달 공개될 것으로 보이는 ‘윈도우 8.1 업데이트 1’에서는 통합의 상징이었던 ‘시작화면’을 건너뛰는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윈도우 9에서는 PC와 모바일, 두 개의 운영체제로 분리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운영체제 통합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PC, 노트북뿐만 아니라 태블릿, 스마트폰에서도 ‘일관된 사용자 경험’, 즉 같은 맥락의 기능과 인터페이스, 같은 데이터를 공유하며 사용할 수 있느냐 여부가 IT 소비자 시장은 물론 기업 시장의 승자를 결정하는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BYOD(Bring Your Own Devices)나 모빌리티, IT 컨슈머라이제이션(IT Consumerization) 등 최신 IT 트렌드 역시 일관된 사용자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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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체제 통합만 놓고 보면 현재까지는 ‘단계적 통합’을 추구하는 애플이 한발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음 단계가 ‘터치 스크린을 지원하는 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애플 역시 그리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다. 터치 스크린 맥은 마우스, 키보드에 최적화된 기존 제품에 터치 요소를 추가한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윈도우 8’과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애플은 과연 ‘OS X 프랑켄슈타인’을 피해갈 수 있을까? 결과는 뜻밖에 빨리 나올 수도 있다. 일부에서는 이르면 올해 ‘터치 스크린 맥’이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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