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에게 화생방 훈련을..막가는 ‘극기 캠프’

초등학생들에게 화생방 훈련을..막가는 ‘극기 캠프’

한겨레 | 입력 2014.02.05 12:10 | 수정 2014.02.05 14:40

[한겨레]연기 자욱한 곳에서 고통스러워 하는 사진 트위터에 공개돼

‘안전 사고’ 우려, ‘병영 문화 확산’ 비판 글들 SNS에 쏟아져

진중권 “외국선 아동 학대”…해당 업체 “올해부터는 안할 것”

어린 학생들이 한 민간 업체의 ‘극기 훈련 캠프’에서 화생방 훈련을 하는 사진이 공개되자 SNS에 걱정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5일 트위터에서 확산되고 있는 사진을 보면, 초등학생들이 군복을 입고 연기가 자욱한 좁은 공간에서 화생방 훈련을 하며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 사진은 극기 훈련 캠프을 운영하는 ㅊ사가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사진들 가운데 한 장이다.

 

 

이 사진을 본 누리꾼들은 지난해 7월 충남 태안의 사설 해병대 캠프에서 고교생 5명이 목숨을 잃은 사고를 떠올리며 먼저 안전 문제를 걱정했다. 자신을 소방관이라고 소개한 한 트위터리언(@mo****)은 “화생방 훈련 전에 아이들의 호흡기 질환은 확인하셨는지요?”라고 물었다. 그는 이어 “아이들에게 꼭 화생방 훈련이 필요한가요? 어린 학생의 수준에 맞추는 효율적인 재난 상황 대비 훈련이라면 위험 상황에 대해 알려주고 안전한 곳으로 피하는 훈련을 시키는 게 낫습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훈련의 교육 효과에 대해서 의문을 제기하는 누리꾼들도 많았다. 한 트위터리언(@ma***)은 “군대 체험이 자신감을 길러준다면 성인 남성의 80%가량이 군 체험을 하고 나온 우리나라 사람들의 자신감이 요모양 요꼴인 이유는 대체 뭘까요?”라고 꼬집었다. 아이디 @Ti***인 누리꾼도 “캠프 이런 거 보내는 거 다 바보짓이라 생각함. 단기간에 효과를 볼 걸 바라는 것도 웃기고”라고 지적했다.

누리꾼들은 또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병영 문화’도 비판했다. 한 트위터리언(@Pt****)은 “‘민간 군사 기업’을 자처하는 요싱한 집단이 활개치면서 당당하게 돈 벌 수 있는 건 역시 이 사회에 만연한 ‘병영 중심 주의’ 때문임”이라고 비판했다 또다른 트위터리언(@sa***)도 “미친 나라. 극기 훈련. 병영 체험. 해병대 캠프 안 해도. 아이들은 이미 전쟁중. 일년에도 꽃잎처럼 수없이 지는 아이들을 살리고 지키는 데는 머리도 몸도 시간도 돈도 쓰지 않으면서”라고 안타까워했다. 아이디 @mu****인 누리꾼은 “아동을 단련시켜야 한다고 믿는 것도, 그 방법이 군대식이어도 이상하지 않다고 믿는 것도 슬프다”라고 지적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도 트위터에 “초등학생들에게 화생방 훈련? 모든 것을 떠나 부모들부터 미쳤지요. 어떻게 저런 데에 자식 보낼 생각을 하냐? 외국에서 저런 짓하면, 아동 학대로 고소 당하고 친권도 박탈 당했을 겁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해당 캠프 쪽은 트위터를 통해 “사진 한장으로 모든 것을 말할 수 없다.진심과 정성을 담아 교육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캠프 관계자는 또 <한겨레>와 통화에서 “화생방 교육을 지난해까지 했으나, 올해부터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Copyrights ⓒ 한겨레신문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겨레는 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Advertisements

답글 남기기

아래 항목을 채우거나 오른쪽 아이콘 중 하나를 클릭하여 로그 인 하세요:

WordPress.com 로고

WordPress.com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Twitter 사진

Twitter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Facebook 사진

Facebook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Google+ photo

Google+의 계정을 사용하여 댓글을 남깁니다. 로그아웃 / 변경 )

%s에 연결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