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기반 SNS, 한국에서는 왜 못 뜰까?

사진 기반 SNS, 한국에서는 왜 못 뜰까?

카스·페북 점령한 시장에 SNS  피로도 겹쳐

남혜현 기자/ hyun@zdnet.co.kr 2014.02.05 / PM 02:40 핀터레스트 인스타그램싸이메라

 

미국 시장에서 몸값을 키운 핀터레스트가 연초 한국에 상륙했으나 큰 반향을 얻지는 못하고 있다. 영어권 국가들에서는 사진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젊은 층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이미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스토리나 페이스북 등 여러 SNS들이 시장을 선점한 한국에서는 유독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트위터 등 문자 기반 SNS들이 국내서 선전하는 가운데, 핀터레스트, 바인, 인스타그램 등 외산 사진 기반 SNS들은 점유율을 크게 늘리지 못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페이스북 인수 후에 차츰 가입자를 확보해가고 있으나 아직까지 의미있는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지난해 연말 발간한 ‘SNS 이용 추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국민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SNS는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트위터, 싸이월드 미니홈피 순이다. 총 1만4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응답자 중 31.3%가 SNS를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 중 절반이 넘는 55.4%가 카카오스토리를 가장 많이 쓴다고 말했다. 

해당 설문에는 트위터, 페이스북, 싸이월드 미니홈피, 미투데이, 다음 요즘, 포스퀘어, 구글플러스, 잇글링, 카카오스토리, 링크드인 등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인스타그램 등 사진 기반 SNS의 경우 하나도 들어가지 못했다. 지난해 한국어 서비스를 하지 않은 핀터레스트는 제외됐다. 

KISDI 신선 연구원은 “SNS 이용 추이를 분석하면서 한국에서 주로 사용하는 서비스들을 중심으로 설문지 항목을 꾸렸다”며 “인스타그램 같은 사진 SNS들은 한국에서 많이 사용되지 않아 빠졌으며, 기타로 인스타그램을 쓴다고 한 응답률도 아주 적게 있었다”고 말했다. 

■”카톡 쓰고 페북 보고, 카스 하느라 바쁜데” 

미국을 비롯한 영어권 국가에서 사진 기반 SNS들이 인기다. 예컨대 관심사별 사진 공유에 특화한 핀터레스트는 페이스북, 트위터와 함께 3대 SNS로 평가된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퓨리서치 조사결과에 따르면 현지 SNS 시장 점유율에서 핀터레스트가 21%를 차지해 트위터(18%)를 제쳤다.

스냅챗은 미국 청소년들에게 크게 인기를 얻고 있고, 페이스북을 위협할 차세대 SNS로 주목받는다. 비상장 회사지만, 기업 가치는 수십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유령 메시지’라고도 불리는 이 앱은 이용자끼리 주고받은 사진이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사라지게 만들어 사생활 보호에 초점을 뒀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이같은 사진 SNS들은 독자적으로 생존하기 보다 기존 인기 SNS에 편입되는 형태로 나아가는 분위기다. 예컨대 사진 공유로 인기를 얻었던 싸이월드 미니홈피 이용자들은 최근 카카오스토리와 페이스북 등으로 양분되고 있다. 카카오톡 이용자들이 자연스레 카카오스토리를 내려받고, 이 공간에서 지인들과 일상 사진을 공유하고 있는 것.

▲ 카카오스토리가 최근 사진 공유 기능을 강화하면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도 사진 관련 기능을 강화한다. 트위터는 140자 단문 텍스트로 인기를 얻었으나 최근들어 사진이나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했다. 페이스북도 인스타그램을 인수하며 사진 관련 기능을 확충했다.

때문에 한국에서는 모바일 메신저와 기존 SNS들의 인기로 당분간 사진을 앞세운 독자 SNS가 큰 성공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 확실한 입지를 굳힌데다가, 여러 SNS를 동시에 쓰는 이용자들이 새로운 사진 SNS까지 이용하는 것을 피로하게 느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인터넷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싸이월드 미니홈피, 블로그,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밴드 등 사용자 측면에서 SNS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 호응이 다소 낮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이용자들도 사진에 대한 수요는 많지만 이미 다른 SNS를 통해 이를 해결하고 있어서 새로운 사진 SNS가 확산되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안드로이드가 접수한 韓 시장, iOS 우선 사진 앱 불리?

한국과 미국의 휴대폰 시장 상황이 다른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컴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미국 휴대폰시장에서 애플 아이폰의 점유율은 41.8%를 기록, 1위에 올랐다. 미국서 판매되는 스마트폰 두 대 중 한 대가 아이폰인 셈이다. 반면 우리나라 휴대폰 시장에서 아이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동통신 가입자 기준 5% 수준으로 미미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인스타그램 등 사진기반 SNS들이 초기에 iOS 전용으로만 제공되었던 점 등을 감안할 때 아이폰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 등지에서 관련 앱들이 보다 빠르게 활성화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인터넷 관련 기업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대비 iOS 사용자들의 충성도 및 활동성이 높다는 점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사진 SNS들이 iOS로 먼저 나온다는 점 등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봤다.

▲ (왼쪽부터) 핀터레스트, 싸이메라

이 외에 영어권 국가의 인구가 많아 다양한 SNS들이 경쟁하면서 발전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사진 기반 앱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또 다른 업계 전문가는 “영어권 국가의 경우 인구가 많아 그 중 일부만 사진 SNS를 사용해도 상당 수의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다”며 “때문에 인구가 적은 한국에서는 사진 SNS를 쓰는 사람이 상대적으로 적어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국내서 개발중인 사진 기반 SNS들도 해외 시장을 먼저 보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현재 카메라 앱 싸이메라를 SNS로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그 결과물을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SK컴즈는 싸이메라를 자회사로 분리, 미국 법인으로 만들어 현지 시장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시장이 큰 미국이 성공 확률도 높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SK컴즈 측은 “해외에서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여러 파트너들과 다양한 협업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모바일 내에서 쉽게 소통할 수 있는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 사진 SNS는 세계적으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수 있는 가치가 있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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